뒤로 자빠져도 코가 깨지고, 엎친데 덮치고,
검사실을 나오는 아내의 모습을보고 그냥 맥없이 흐르는 눈물을 애써 감추었다.
들키지 않으려고 시선을 피하여 다행이 눈치채지는 못했으나 내 시야는 뿌옇게 앞을 가린다.
돌아오는 차속에서도 남들이 보든말든 눈물방울이 주르륵 흘러내린다.
이러면 안되는데, 나마져 약해지면 안되는데, 든든한 울타리가 되어주어야 하는데...
꼭 2년전, 기적처럼 살아난 아내에게 감사하며 지금도 적응해가느라 무진애를 쓰고있는 중인데,
무슨놈의 팔자인지 꼭 두 돌이 지난 지금 암이라는 판정을 받고 다시 수술대로 가야한다.
오늘은 날씨도 좋다. 청천하늘에 날벼락이란 말을 이럴때 쓰는걸까.
그냥 맥이 풀린다. 아무것도 생각나지 않는다.
병원이란곳이 이렇게 인연깊은곳이라는걸 예전엔 미처 몰랐었다.
아내는 큰 실망속에 넋이 반쯤은 빠져나가고 잠도 못이루며 멍청하게 하늘만 바라보고 눈물짓고있다.
맘 편히 먹자며 위로한들 무슨 소용있겠나.
무슨 예감을 했는지 딸래미가 엄마곁에서 꼭 붙어잔다.
안돼, 안돼, 눈물은 또 나온다.
또다시 담배한개비를 꼬나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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