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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저리 & Column

내가 이상한건가?

by 江山 2012. 12. 24.


32년동안 연을 맺어 온 군동기놈이 있다.

세월이 지나다보니 자연스런 현상인지는 모르지만 이젠 서로 소 닭보듯 연락도 뜸해진 각자의 생활을 하게된다.

송년주한잔하자며 간만에 전화를 걸어온다.

좋지.

이어 철원에 살고있는 동기들이 누가있느냐고 묻는다.

왜냐고했더니 우리 아들이 엇그제 철원으로 입대를 했는데,

그래서?

이런 이런 참으로 답답한 일이다.

동기들을 찾아서 군생활하고 있는 아들녀석을 어찌하려고.

데려다 밥멕이고 재우고 편하게 지낼 수 있도록 부탁하려는 심산아닌가.

내가 보기엔 그렇다.

갑자기 성질이나서 "야! 아들걱정 하지말고 너 먹고사는 일에나 신경써라" 하고 쏘아붙였다.

옛날에 우리는 더 어려운 시절을 보내오지않았니, 그 시절에 비하면 요즘 조건이 너무 좋으니 걱정일랑

붙들어매도 좋을것 같구나.

그러나 막상 아들을 보내고나니 안타까운 마음이 드는게 부모마음이 되더라나.

그러면서 너도 아들 군대보내보라고 한다.

그렇다, 부모마음은 다 그런거겠지. 고슴도치도 제 새끼 귀여운것을... 


그러나. 그러나 자식들 그렇게 키우지 말자.

세계 유일의 분단국가, 동족이면서 철천지 웬수로 적대감을 갖고 가끔 포를 쏴대기도하고 미사일도 뻥뻥날리며

위협을 가하는 그런 집단과 대치하고 있는 긴장을 풀수없는 우리나라의 현실이다.

군은 특수한 집단이다. 사람과 군인으로 분류하기도 한다.

유사시 국가와 민족, 부모형제를 지켜내기위해 초개와같이 한몸바쳐야하는 책임을 지고있다.

군기빠진 군을 양성한다면 요즘처럼 살기힘든 세상에 혈세로 쓸데없는 엄청난 국방비만 낭비하는 꼴이 된다.

나약한 군을 길러내는것은 잘못된 국방정책을 비롯하여 부모들의 무조건적인 내새끼감싸기사랑 때문으로

지난 동부전선 철책이 무방비로 노출된 사태를 야기하기도 한다.

징후가 요상하면 요즘애들 엄마에게 전화해서 전쟁나면 어떡하냐고 묻는단다.

얼어죽을 놈들. 

서양에선 귀한자식일수록 가시밭길로 내보내라고 가르친다고 한다. 

미국에서도 20세만되면 부모곁에서 독립한다고 한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선 40세 마마보이가 수없이 많다.

젊어서 고생은 사서도 한다 라는 우리나라의 속담도 있는데, 요즘은 젊어서 고생하면 늙어서 병만 든다 라고

역설하고 있는 실정이다.

젊은이는 나라의 기둥이다. 기둥이 부실하면 집채는 쓰러진다.

잘 닦여진 탄탄대로만을 가게하는 부모들의 몫이 크다.


녀석의 말에 동조를 해줘야 좋았을것을 반박을하니 전화 잘못했다며 일방적으로 전화가 뚝 끊겨버렸다. 

수십년간 연을 맺어온 놈이 이런 정신상태였던가.

녀석의 전화가 끊기고나니 왜 이렇게 마음이 찝찝한지 모르겠다. 

누구나 생각이 다르다는건 인정하고 싶으나 앞으론 모른척하고 살아도 좋을것 같다.

내가 이상한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