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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저리 & Column

이철호. 그가 나를 울렸다.

by 江山 2012. 10. 18.


열흘전, 

북한군이 동부전선 철책을 넘어 아군소초까지 찾아와 문을 두드려 귀순의사를 밝힘에도 태연한 자세로 

일관했던 우리군(軍)의 실태에 할 말을 잃은 가운데, 

지난 2008년 서부전선 파주지역으로 월남한 북한군장교출신 이철호(현재31세)씨의 증언이 연일 방송되고 있다. 

이제는 말하고 싶다는 그는 남한의 허술한 이 상황을 천하에 공개하고 싶은 것이다.


이씨는 17살에 입대를 하게 되는데, 가난 때문에 48kg의 기준에 미달되는 45kg여서 3kg의 몸무게를 늘리기 위해 

어머니가 이웃에서 가을에 50배를 주기로 하고 쌀5kg을 구해와 일주일만에 기준을 통과하고 군에 가게 되어 온 

가족이 기뻐했다고 한다.

북에서는 군에 가면 일단 굶어죽는 일은 면하게 되기 때문인데 참으로 눈물겨운 일이다.


정보분야 요직의 임무를 맡고 있었으며 쌀 60kg을 짊어지고 양손에 기름통을 들고 10년만에 집을 찾아가니 지붕은 

주저앉고 빈집 같은 문앞에서 아무 말 없이 한참을 서서 울었다고 한다. 

쌀 60kg은 종잇장처럼 가벼웠다고 하니 그들의 체력을 가늠할 수 있고, 모르긴 해도지금 우리 군인들은 과연 어느 정

도의 체력을 유지할까 궁금해진다.

부엌에선 어머니와 여동생이 아궁이에 불을 지피고 있었고 얼마 후 엄마를 불렀을 때 잘 보이지 않는 눈으로 목소리를 

듣고 우리 둘째아들 왔다며 함께 부둥켜안고 울었다고 한다.

겨울날 먹을거리를 구하러 풀밭에서 헤매던 여동생은 동상이 걸려 한쪽 팔을 쓰지 못하게 되었다니 북한의 생활상을 

우리는 그렇게 알 수 있었다.


그는 또, 결코 꾸며서하는 이야기가 아닌 실제상황을 말하고 있음을 강조했다.

자신이 월남하게 되어 숙청당했을 가족들을 생각하며 그는 막 울고 있다.

그의 짧은 삶속에 기막힌 사연들이 많아 함께 눈물이 주루룩 흐른다.

그의 못다한 이야기는 다음에 다시 이어갈 것이다.


엇저녁엔 친구녀석을 만나 저녁을 함께했다.

이 녀석, 몇 년전에 마누라를 잃고 자식과 함께 어려운 살림살이를 꾸려가고 있는데,

지난봄에 아들을 군에 보내놓고 더욱 허전한 마음으로 부모 된 자로서 늘 근심걱정을 안고 살고 있다.

얼마전엔 아들녀석이 외박을 나왔다가 규정시간에 복귀를 하지 않았다며 부대장으로부터 전화연락이 왔다고 하니, 

이 얼마나 애가타고 속 터지는 일이겠는가.

엄연한 탈영행위다. 이제 몇 개월 생활하지도 않은 놈의 군기 빠진 행동을 볼 때, 우리 군의 현실이 참으로 한심스러울 

뿐이다.

♪부모형제 나를 믿고 단잠을 이룬다 ♪ 얘들아! 개뿔이란거 아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