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물대로 가문 올 여름은 생물들이 말라비틀어져가고 인심까지 흉흉하여 어울려 살아가는 이 사회는 개인주의에
만연한 삭막함을 보여준다.
국민의 대표기관인 국회에서마저 종북세력들이 활개를 치는 이 나라는 도대체 어느 곳으로 방향키를 잡아 돌리고
있는지 이내 작은 가슴은 답답하기만 하다.
나랏님께서 기우제라도 지내서 메마른 땅을 적셔주고 부드러운 정치를 하게하고 메마른 민심을 푹 적셔주었으면
참으로 좋겠다.
가끔 산으로 갑니다.
무질서한 이 사회가 짜증스럽고, 나름대로의 삶이 힘에 겨워 도피처로 삼을 수 있는 방편인지도 모르겠다.
그럼 아예 머리깎고 산속으로 들어가라는 조언도 있겠으나, 내게 맡겨진 업보가 그러하다 보니 내 인생 내 맘대로
사는 것도 어려운게 인생인 것 같아 그렇게 쉬운 일도 아니다.
팔당역 뒤로 보이는 산이 예봉산(683)으로 오른쪽으로 예빈산, 좌측으로는 철문봉으로 이어져 수종사(寺)가 있는
운길산으로 연결되며, 이 고장의 자랑인 다산 정약용선생의 발자취가 남아있는 곳이기도 하다.
예봉산, 철문봉은 예전에 다녀온 곳이라 이번엔 미답인 예빈산(590)을 가기로 한다.
전형적인 육산으로 가뭄으로 진하게 풍기는 솔향이 인상적이며 흙을 밟고 걷는 길이 부드럽다. 눈을 감고 홀로 걷는
이 길에서 하염없는 눈물이 흐른다.
지고 가야할 업보라면 지고 가야할 일이지만 어려운 상황에서 뿌연 안개속을 허우적거리며 지난 1년이라는 돌을 맞이
하고나니, 치유할 수 없는 많은 상처만 남았고, 기적처럼 살아나 그래도 이만큼이 어디냐며 스스로 위안을 삼는다.
그 뒤에는 현대의술과 많은 사람들의 사랑과 관심이 있었다는 사실을 결코 있지 않고 있다.
비둘기는 짝을 잃으면 같이 따라 죽는다고 한다.
웬수라고 꼴도 보기 싫어하던 부부라는 관계도 상대가 드러눕거나 죽고 없어지면 외로워서 못산다고 한다.
그래서 어느 한쪽이 죽고나면 수명이 그만큼 단축된다는 이야기도 있다.
건강을 잃으니 한없이 가여움만 자리한다.
높고 낮은 산길처럼 굴곡이 많은 인생이라는 험난한 길을 누구나 걷고 있지만, 같은 길을 가면서도 제대로 걷는 사람이
있는가하면 엎어지고 자빠지며 가야하는 사람도 있다.
각자의 노력여하에 달려있겠으나 주어진 팔자려니 하고 밀어붙이고 싶다.
아픔을 같이하기위해 가끔 한쪽눈을 감고 걸어본다.
시야의 초점이 맞지않아 높낮이를 구분하기 어렵고 원근감이 떨어지니 걷는다는 자체가 답답하지 않을 수 없다.
내가 못나서 지켜주지 못한 이 아픔을 이제와서 되돌릴 수 없다는 현실에 가슴만 먹먹하고
나란히 뻗어있는 철길처럼 함께 가야할 인생길에 삐그덕하고 이탈을 해버린 절름발이 상태가 한없는 슬픔으로 남는다.
좋아하는 산행마저 함께하지 못하게 된 아내가 가엾기만 하다.
그러나, 지난 1년을 돌아보며 이제 아픔과 슬픔을 묻어버리고 그래도 감사하는 마음으로 살아 가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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