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저리 & Column
가버린 친구에게.
by 江山
2010. 4. 4.
가거라.
아무말없이 미련두지말고 그냥가거라.
뒷일은 남은자에게 맡겨두고, 걱정말고 가거라.
숨쉬기마져 싫어서 가야한다면,
이 게으른놈아 살아있어 뭣 하겠니.
단지 아쉬운건,
아빠란 존재가 없어져서 기둥없이 살아야할 아이들과
한숨과 눈물로 살아갈 아내의 애처로운 통곡이......
가슴에 못을박고 사는 늙은 부모의 한...
가난한 시골 농부의 아들로 태어나 부모형제 책임지는 두어깨에 무거운 짐만지고,
객지생활로 힘들게 살아가느라 허덕이더니,
그 무게가 너무 힘들어 말한마디 없이 그냥가고야 마는구나.
개똥밭에 굴러도 저승보다 이승이 낫다고들 하던데...
가거라 개자식아.
어디로 가든지 모든 시름 접어두고,
두어깨의 무거운 짐 내려놓고,
이제는 편히쉬거라.
오늘도 너에게 전화를 하노니... 통화권 이탈...
2006년 3. 19. 일 (음.2.20) 11:50분.혜민병원
벽제 통일로납골당에서 잠들다.
이 글은 2006년도에 갑자기 쓰러져 유명을 달리한 친구의 죽음을 애통해하며
일기로 적었던 것이다.
시간이 흘러 오늘이 그놈의 제삿날이기에 기억에서 다시 되살아 난다.
젊은나이에 죽어간 그놈때문에 많이도 울기도 했었는데, 죽은 놈은 말이없고
살아있는 자들은 아무일 없다는듯이 그렇게 삶은 엮어지고 있다.
신경쓰지못하며 살고있음이 미안하여 그의 마누라에게 전화번호를 돌렸더니
엉뚱한 목소리가 들려온다.
제삿날, 넋이라도 평안히 잠들어 있기를......
도움이 필요한 때. (2006/07/16일의 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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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7/16 |
마음이 무겁다.
비가오고 장마때문일까.
그님의 음성이 전선을타고 흘러왔을때,
어떻게 해주어야할지, 나의 임무가 무엇인지.
그래도 친구라고 연락을해왔을땐
뭔가 아쉬움의 손길을 뻗고있는것을...
모임에서 뭔가 해결점을 찾아보려고
회장님에게 문자를 보냈는데 몇일째 연락이 없다.
문자를 못받은건지 아님 골치아파서인건지?
그게 더 궁금해졌다.
아이들 데리고 혼자산다는것
그것도 여자의몸으로...
남자인 내가 생각해도 답답한 일이다.
아이를 입원시켜놓고 힘이든단다.
사실 내겐 돈이없다.그야말로 가난뱅이 생활이다.
그래서 맘만 아프고 답답하다.
이럴때 모임의 중요성을 발휘할때인데
이놈들 도데체 뭘하고 있는건지
십시일반이라고 여럿이 맘을 모았으면하는데
모두들 꿈쩍들하지 않는다.
친구들이 밉다.
일이있을때는 적극적으로 할것같더니
시간이 지나면서 쉽게 잊어버리고 모두들 살기힘들다는 핑계로
너는너 나는나로 변해가는것같아서 많이 아쉽다.
마이 미안하다.
오늘은 힘들어하는 그녀에게 전화를 해 봐야겠다.
글구 도울수있는 방법을 모색해 봐야겠다.
아이들을 위해서라도 힘내세요.
조금이나마 옆에서 도와줄께요.
ㅠㅠㅠ
저세상과 이세상을 따로 사는 마누라쟁이. (2006/07/17일의 일기) |
2006/07/1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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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한 부부다.
다들 싸우고 지지볶으면서도 웬수니 악수니하면서
한지붕밑에서 살고들있는데,
이집만큼은 남편이란 작자가 딴살림을 차린건지, 어디론가 사라져 버렸다.
아예 돌아오지못할 집을 떠난것이다.
그야말로, 바람피다 걸려서 쫓겨났다면 차라리 편할텐데...
이래서 이집은 서로 다른세상을 살아가고 있는 이상한 부부다.
이집 마누라쟁이,
기막히고, 원통하고, 한많은 이세상을 어떻게 원망하며 살꼬.
오늘은 비도오고 꾸리꾸리해서 이놈에게 전화를 걸었다.
아니! 이놈이 언제 여자로 환생했나,
발신음 한참만에"여보세요" 하는 여자의 목소리.
혹시 ㅇㅇ전화 아닌가요?
"아닌데요"
그사이 번호가 바뀌었다고...
전에는 통화권 이탈이었는데
이제는 음성 변조까지...
이놈이 진짜 귀신이 되긴 됐나보다.
요즘같은 장마철엔 어디에서 비를 가리고 있을까?
그래도 이집 마누라쟁이.
오늘도 목소리한번 씩씩하다.
열심히 살아간단다. 친구들 모임에 불러달라고. 신랑대신 참석한다고...
그래요 어서오세요, 오셔서 친구들을 보세요.
고맙고 미안해요, 아무것도 도와준게 없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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