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뻐도 눈물이 나고 슬퍼도 눈물이 나고, 아플때도 눈물이 나고 즐거울 때도 눈물이 난다.
괴로울 때도 눈물이 나고 안타까울 때도 눈물이 난다.
어떤 감정이냐에 따라 흘리는 눈물의 염도도 다르다고 한다.
학교를 파하고 대문을 들어서는 딸아이는 피켓을 한아름 들고 있다.
며칠동안 자신을 지지하는 동료들과 함께 교문앞에서 싸늘한 추위를 이겨내며 자신의 출마에 지지를 호소하며
선거활동을 하던 피켓과 포스터가 용도를 다했기에 회수해 온 것이다.
포스터와 피켓에 그려진 자신의 모습은 당락의 위치도 모른체 변함이 없는데, 기운이 떨어진 딸아이의 모습을
보노라니 안타까운 마음에 울컥 눈물이 난다.
엄마 아부지의 도움이 전혀없이 오로지 혼자의 힘으로 전교를 상대로 용감하게 도전을 감행하였는데,
"기호 0번 000입니다" "뽑아주세요 000를..." "사랑해요 여러분~ " "여러분을 위해 열심히 일하겠습니다"
자그마한 체구로 지지를 호소하던 딸아이의 모습이 눈에서 그리고 귀에서 쟁쟁한데 그 함성은 이제 결말을 내리고
포스터도 떼어진 조용한 운동장이 추수를 끝낸 가을들판이 하얀 서리를 뒤집어 쓴 황량함의 그것처럼 허허로운
공간만이 쓸쓸함으로 남아있다.
수고한 아이를 끌어안고 안타까움에 목이메어 오히려 내가 눈물을 흘리고 말았다.
이는 낙선의 아픔이 크다기보다는 진정한 용기로 당당하게 도전을 했다는것에 감사하고 고마운 마음에서다. 또한,
당선된 후보자의 뇌물공세에 밀려났다는 것에 억울함이 있는것도 있다.
정직함을 슬로건으로 뛰었는데 결국 물질공세를 이기지 못하고 차등으로 쳐졌다는것에 아이가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어 마음에 상처를 받지않을까 걱정이다.
어찌되었든 결과에 승복하고 다음기회에 다시 도전하기로 했다.
실패를 두려워 할 일도 아니고 실망감을 가질 필요도 없다.
정정당당히 자신의 전력을 투구했다면 그것으로 충분하고 보람있고 뜻이 있는것이다.
가냘픈 몸에서 튕겨나오는 열정과 용기에 아비로서 한없는 박수를 보낸다. 잘했어.
진정한 승자는 바로 너니까 새롭게 마음을 가다듬고 학업에 매진하자.
도움을 주지못한 부모된자의 가슴이 왠지 안스럽고 답답하고 미안하기만하다.
찬바람 맞으며 아침 일찍부터 교문에서 지지활동을 해 왔는데 근소한 차이로 낙선을 하고나니 실망감이 앞섰나보다.
한아름 피켓을 들고 들어오는 모습에서 허탈감을 읽을 수 있었다.
최선을 다했으니 승리한 것이라고 위로를 하며 포스터와 피켓을 고이 싸서 보관하는데 왜 이다지도 내 마음이
슬프고 허전한지.
안타까운 부모된자의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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