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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저리 & Column

샤로레 #3 (사람이 된 후에 학문이다)

by 江山 2009. 9. 7.

 

 

 

 

 

어느 대학에서 내 건 현수막이다. 솔깃한 글귀라서 얼른 카메라에 담았다.

 

자원이 없는 나라에서 유일한 경쟁력은 인적자원밖에 없는 현실인 점을 감안하면 지식의 교육이

필수불가결한 문제인 것만큼은 사실인 것 같다.

하지만, 입시위주의 교육에 열을 올리다보니, 또 다른 한쪽이 해이해져감이 있기에 아쉬움이 있다.

순전히 어른들의 뜻과 정책에 의하여 따라야하는 아이들이고보면, 밤늦게까지 학교 에서 학원으로

옮겨다녀야하는 모습들이 불쌍하게 여겨진다.

모든 책임이 어른들의 몫이 분명하지만 희생양은 아이들인 것 같아 속이 답답해진다. 

 

인간이 된 후에 학문이다.

책과의 씨름으로 피곤함도 있겠지만, 순전히 게으름의 소산으로 아침 늦도록 자고 있는 놈들을

즈검마는 핏대를 올려가며 깨워야 하고 밥 챙겨 먹이며 닥달하여 떠밀다시피 학교엘 보낸다.

옷은 옷걸이에 걸도록 잔소릴하지만 뱀허물 벗듯 벗어서 침대위에 던져놓고 양말은 방바닥에

제멋대로 굴러다닌다.

책상은 정리정돈을 강요해도 난장판이 따로 없고, 수학 영어 한문공부를 하는 놈이 연습장도 없이

또는 사전도 없이 공부한답시고 엎어져있는 꼴이란 세대가 다른 내겐  이해하기 힘든 학습법이다.

아비는 걸레질로 온방바닥을 무릎이 까지도록 문지르며 기어다녀도 의자에 앉아서 발목아지만

반짝 들고 구경만하고 앉아있으니 상전이 따로 없다.

"아부지 제가 할께요" 하고 냉큼 걸레를 빼앗아 실행에 옮기지 않을 바에야  어느구석에 짱박혀

머리카락보일라 꼭꼭 숨어있기라도 하면 오히려 속 편하겠다.

완전 돌아 삘겠다. 牛耳讀經이 따로 없다.

아마 엄마젖을 못 빨고 소의 젖을 멕여 키운 탓 일게다.

 

욕심이 지나친 걸까. 이런 아이들을 키워서 무슨 희망과 영화를 보겠는가.       

학과점수 100점을 바라고 싶지 않다. 0점을 맞는다 해도 나무라고 싶지 않다.

인간됨이 우선이지 학과점수 백점이 문제가 아닐텐데...

하지만,

하지만 현재는 백점이 최고이고, 좋은 대학이 목적이라면 내 구세대적인 발상의 공부법은

쓰레기통에나 쳐넣어야 할까부다.

 

요즘 아이들이 다 그렇단다.  모두가 그렇게 애기들 하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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