삽질이미지 통곡의 나무
오늘도 아침출근길,
늘 그렇듯이 지하철안은 빽빽하게 들어찬 인파를 싣고 힘겨운 한숨을 토하듯이 치익~ 하고
정해진 철로 위를 달려갑니다.
많은 승객이 서로의 몸을 비비며 좁은 공간에서의 시간을 보내지만 “다음 정차할 역은 ㅇㅇ역 내리실문
은 ㅇㅇ쪽입니다” 라는 안내방송 멘트외에는 조용한 공간입니다.
이 비좁고 조용한 정적을 깨는 이가 있었으니 하나님의 종인 머리가허연 할머니였다.
“교회 나가시우?” 하며 하느님말씀이 복사된 팜플릿을 사람들에게 나누어주며 “하느님 믿고 천국가시우”
라며 복음을 전파하고 있다.
연이어 “아이구 허리야, 넘어졌는데 허리를 다쳤어, 잘못했으면 죽을 뻔 했어” 혼잣말로
이러는데 자리를 확보할 심산인지, 아니면 진짜루 허리가 아픔을 호소하는 건지 알 수 없었다.
하나님을 믿는 자들에게 늘 들어온 건,
예수를 믿으면 죄가 있어도 용서가 되며 죽어서 천국엘 가게 되지만, 예수를 믿지 않으면 죄가
없어도 죽어서 지옥엘 가게 된다고 설교하고 있다.
짧은 이 세상을 살아가는 것은 영원한 천국으로 가기위함으로, 곧 영생을 얻기 위함이라 열심히
교회에 나가서 기도해야 한다고 한다.
이 할머니,
보아하니 이제는 하나님 곁으로 가도 될 만큼의 처지인 듯한데 넘어져서 죽을 뻔했다는 넉두리의
진정한 뜻은 무엇일까.
요한계시록을 보면
천국은 슬픔이 없는 곳, 애통하는 것도 없으며, 곡하는 것도 없다. 아픈것도 없고 사망도 없다.
천국은 저주가 없는 곳이며, 마귀 사탄의 저주도 없는 곳이다.
주림과 목마름과 상함의 고통이 없는 곳이다. 천국은 생명나무가 있어 열두 종류의 과실을 맺되
달마다 그 열매를 풍성히 맺는 부족함이 없는 곳이다.
천국은 이렇게 좋은 곳, 우리가 날마다 바라보고 소망해야 할 곳으로 반드시 들어가야 할 나라
이다 라고 적고 있다.
이슬람의 코란이 묘사한 천국에는 정원, 샘, 포도주 그리고 사랑스런 처녀들이 있다. 천국에
들어가는 사람들은 지상에서는 금지되었던 포도주를 마시는 것이 허용된다고 한다.
불교에는 다른 종교에 공통적으로 있는 천국의 개념이 없이 모든 중생들은 끊임없이 삼계육도(三界六道)를
돌고 돌며 생사를 거듭한다는 윤회(輪廻)사상을 믿는다.
석가모니를 추종하는 불교는 기원전 6세기에 인도 북부지역에서 생겼으며, 인간에게 삶의 괴로움으로부터
해탈하는 길을 가르친다. 인간은 자신의 욕구와 육체적 욕망을 극복 할 때에만 기본 개념인 열반(涅槃)의 단계,
즉 완전한 평온을 얻는 상태에 도달한다는 것이다.
유태교와 기독교의 시대를 통해서 지옥은 전통적으로 죄를 짓기 쉬운 사람들을 바른길에서 벗어나지 못하게
하는 무섭고 소름끼치는 수단이 되어 왔다.
흔히 불꽃속에서 영원히 시달리는 형벌의 장소로 무신론, 부도덕, 범죄를 예방한다는 수단으로 지옥의
비참함과 고통을 묘사해온 것이리라.
그러므로 어떤 종교이던지 사람의 삶에 있어 행실을 바르게 하고 진실함으로 살아가기를 원하는 것엔
맥락을 같이한다고 보여 진다.
천국과 극락은 인간들의 사후세계가 두려움에서 비롯되는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게 하고
바로 이 현세가 천국도 되고 극락도 되는 게 아닐까 생각한다.
결국, 천국이건 극락이건 갈 때 가더라도 죽음 앞에 자유로운 인간은 없을 것이다.
지금 서대문 형무소 터 엘가면 사형장입구에 통곡의 나무로 불려지는 커다란 미루나무가
역사의 증표로 살아남아 말없이 버티고 서 있는데, 사형수들이 이 나무를 붙들고 하소연의
통곡을 했다고 한다.
모두에게 죽는다는 건 두려운 것 일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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