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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저리 & Column

완주 운암산 고산유격장

by 江山 2009. 1. 10.

 

고생이 많았던 장소이기에 이제는 편안한 마음으로 추억의 여행길을 떠나보고 싶은데 살아가는 모든

일이 뜻대로 된다는게 쉽지않다. 찾아가보지 못하여 옮겨온 사진입니다. 

 

 

▼ 유격장막사.

 

▼ 대아리저수지

 

대한(大寒)이 소한(小寒)집에 왔다가 얼어죽었다하여, 추위의 매서운 시기를 일컽는데 엇그제 소한이

봄날처럼 따스함으로 지나더니 이제서야 추위의 맛을 보여주듯 한파가 몰아친다.

이렇게 추운날씨가되면 스멀스멀 기억나는 추억속 과거로의 여행을 떠나보게 된다.

 

살다보니 어느새 30여년전의 일이되었지만, 남자들의 세계에서 빼놓을 수 없는 군대생활은 누구에게

나 잊혀지지않는 생의 한가운데 떡하니 버티고있는 전설로 남아있게 한다.

 

세월이 지났어도 술한잔 나누며 떠들어대는 중심에는 여지없이 군대이야기가 빠질수 없게 된다.

누가 무용담을 들려달라고 하는것도 아닌데 게거품을 물며 자신들의 이야기에 도취되어 열띈 강연을

하는걸보면 우리나라에서 군대란 여러 상황에 비춰볼때 없어서는 안될 특별한 집단임에 틀림없다.

 

일단 군대는 의식주를 해결해주고,체력단련도 시켜주며, 매월 용돈도 불경기와는 상관없이 어김없이

지급되고,요즘처럼 직장을 구하기 힘든 시기에 젊은이들의 일정한 도피처가 되기도하며 뭐니뭐니해도

인생을 가르치는 교육의 도장으로 어떤 유명한 대학보다 으뜸의 대학이 아닐까 한다.

 

내게 남아있는 매서움의 장소는 여산땅 지금은 부사관학교지만 당시 육군제2하사관학교.

학교의 분위기에 기가 죽었고 빡센 교육훈련에 악을 받으며 그해겨울 살을 에이는듯한 추위에 고생다운

고생을 했었다.

 

교육의 마지막코스인 2주간의 종합야영훈련때 위 사진으로 보는 고산유격장에서의 유격훈련과 돌아오는

행군코스로 24주간의 보이지않는 암울한 터널속의 시간을 마무리하게 된다.

눈보라치는 여산땅의 겨울은 강원도의 겨울을 단번에 무색하게하는데 놀랐다. 

 

숙영지를 점령하여 언땅을 파헤치고 텐트를 치며 꽉 짜여진 조금의 여유도없는 시간을 소화하느라 산천을

헤메이던 그때,  취침시간을 이용하여 몇명의 공작원을 조직하여 몰래 마을로 잠입하여 소주를 공수하여

처음 먹어본 술에 취해 모두들 정신을 잃고 동초근무가 이루어지지않아서 다음날아침 눈덮인 겨울산에서

몹시도 심한 얼차려를 받느라 고생다운 고생도 했었다.

  

어딘지도모를 지역으로 훈련을 갔었는데 그곳이 사진으로 보이는 완주땅 고산유격장이었다.  

대아리저수지가 함께있는 그곳은 세월이흐른 지금은 많이 변했겠지만, 당시엔 촌구석으로 하루에 버스가

한두번 오간것으로 기억된다.

 

사진을보니 유격장건물도 잘 지어져있지만 당시에는 콘센트막사였으며 연병장도없이 차가다니는 도로를

함께 사용했다.

암석으로 이루어진 훈련코스는 좁아빠진 공간에서도 피티체조하기에 전혀 문제가 되질 않았다.       

안되면 되게하고 만들어가는것이 군대의 특성이라면 고생하기엔 더없이좋은 장소이기도 했을것이다   

 

그래서 우리나라 유격장 3곳중의 하나라고 한다. (화순의 육사 동복유격장. 영천의 3사 화산유격장. 그리고

하사관학교의 고산유격장이 그것이다)

활차를 타고 저수지로의 하강코스는 두껍게얼은 얼음을 깨고 물속으로 곤두박질치기도 했고, 젖은옷은

PT체조로 김이 모락모락나게 말려야했던 젊은날의 기억들이 지금은 아련한 추억으로 남는다.

 

어찌보면 뒤돌아보기싫은 곳이기도하겠지만 그렇지않다.

어려움을 겪었던 장소이기에 꼭 한번 찾아가보고싶은 그런곳이기도 하다. 

사람의 마음은 그런가보다.

 

 (참고)

Ranger라는 용어는 미국역사가 자랑하는 '미국 특공부대'의 고유 명사이다.  우리도 나름대로의 영구적인

전통적 용어 창제가 절실하였다.  그래서 여러 참고서를 보면서 고안한 결과 '올빼미'로 결정했던 것이다.  

올빼미란,

1) 우리나라에서는 전국 일원에 분포되어 있으며 평지에서 산지에 이르기까지 도처에 서식한다.

2) 단독으로 생활하며, 낮에는 나무가지에 앉아서 움직이지 않으나 야행성의 사나운 날짐승으로서, 소리없이

    날고, 청각이 발달되어 있으며, 두 눈을 밤에 쌍안경의 기능을 가지고 있다.

3) 날카로운 발톱으로 들쥐를 포획하여 부리로 찢어 먹는 등 포유류, 조류, 파충류, 양서류, 어류 및 갑각류와

    곤충 등을 포식하는 등 용감하고도 기민하며, 인내 깊은 야행성 날짐승인 것이다.  그러기에 '올빼미'는

    그때부터 오늘까지도 변함없이 한국군의 사랑을 받고 있으며, 이순간에도 전국 방방곡곡에 있는

    유격훈련장에서 '올빼미!'라는 고함소리는 메아리치고 있으리라.

 

 올빼미 휘장도 그때 같이 고안해 만들었는데 수평선으로 긴 네모안에 칼, 로프가 그 둘레를 감싸고,

 가운데 맨 위에는 별을 배치하였다.  가운데 네모꼴의 바탕색은 암청색으로 암흑의 밤 또는 불의(不義)를

 의미하고,그 안에 새겨진 칼은 용기와 정의를 의미하였다.  둘레의 로프는 산악극복과 단결을 의미하고

 가운데 별은 북극성을 나타냄과 동시에 희망을 상징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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