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8. 4. 11일 금요일.벌초를 했습니다. 한식날도 지났는데 때늦은 벌초를 했습니다. 이유가 있습니다.
방치되어버린 묘지에 증거를 남기기 위함입니다. 증거를 남겨야하는 이유가 있습니다.
연고가 분명히 있다는 것이지요. 죄를 많이 지었습니다.
묘지를 방치했다가 이제서야 고인의 자손임을 자처합니다.
연고와 자손이 있음을 자처함에는 이유가 있습니다. 곧 이 지역이 대대적인 공사(골프장설립)가 착수되어
묘지가 훼손될 위기에 처해있기 때문입니다. 못난 자손은 조상의 영혼을 수습하여 지켜야 합니다.
완전히 청개구리의 형상이 되었던 것입니다. 조상님께 죄스럽습니다.
이는 오래된 묘소로서 어느분의 묘소인지 확실한 족보가 없습니다.
아버지때부터 그렇게 관리해온것이었기에 의무적으로 맏이인 내게 상속처럼 맏겨진 업보였던것입니다.
몇해전, 가족회의를 거쳐 어른들께서 결정하기를 누구인지도모를 오래된 산이기에 묵히자는 결정을
내렸던것입니다.
상황이 이쯤되고보니 맏이이며 장손인 나로서는 책임을 통감하며 회피하지 말아야하겠습니다.
이런일도 나로서 끝이라는 생각이며 후대에게 더이상의 기대가 어려울것으로 여겨지기때문입니다.
오랜 세월의 흐름탓과 후손들의 관리 소홀로 분상이 낮아졌습니다.
내 키만했던 낙엽송밭이어서 숲을 헤치고 묘소를 찾아가던 험한 길이었는데 어느새 자라서
하늘에 닿을듯하게 성장한 낙엽송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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