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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저리 & Column

풀잎처럼 눕다

by 江山 2008. 1. 6.

 

나름대로의 생존방법으로 동면을 취하고있는 풀들이 푸른색을 간직한채 낙옆이불을 덮어쓰고

겨울의 찬바람을 이겨내고 있습니다.

인간을 중심으로 세상의 모든 만물들은 각자의 생존을 위해 본능적인 삶의 방법을 강구한다.

 

새해들어 처음으로 어머니가계신 노인복지관을 찾았다.

1년 반년전 어머니는 이곳에 모셔져 생활하게 되었는데, 이제는 제법 이곳 환경에 잘 적응하여

아들인 내 마음을 조금은 편안하게 하고있다.

 

당신도 역시 예전에는 펄펄한 청춘으로 세상의 한가운데서 이 나라의 역사를 창조하고있었는데

계절의 변화와 세월의 흐름에 쓰러진 풀잎처럼 저렇게 누워있습니다.

그런 자연의 순리에따라 나역시 머지않아 당대 젊어있을것으로만 생각했던 어리석은 존재도

머리에 허연서리를 맞으며 늙은 세포덩어리로 변해가겠지요.

 

"동상 왔어"

동생을 옛날사람들은 동상이라고 부른답니다.

이 아들을보고 동상이라고 부르며 반갑게 맞이합니다.

찾아간 시간이 막 점심식사를 마치고 양치질을 끝낸 시간이었는데 식사를 했는지 안했는지

판단을 못하고있는 상황이었습니다.

내게 밥먹으라고 안타까운 마음으로 도우미 아주머니를 부릅니다.

밥을 챙겨줘야하는 것이었습니다.

이렇게 찾아왔는데 대접할것이없다고 동동걸음을 칩니다.

 

옛날의 기억에서 멎어버린 상태로 어머니 아버지가 죽을때가 아닌데 죽었다고 안타까워하며

당신나이가 40인줄로알며 곁에있는 노인네들과 연령대가 맞지않아서 생활에 지장이있다며

불만의 목소리를 높인다.

여기서 나는 잘있으니까 어서가서 잘 살라고 염려까지 해준다.

 

옛날부터 가족들은 챙기지 못해도 이웃이나 남들부터 챙기던 그런 성격이었으니까요.

마을사람들은 늘 남들에게 잘 대해주는 어머니에대한 평판이 자자했지만

아버지를 비롯한 우리 5남매는 오히려 불만의 목소리만을 키워왔었습니다.

 

이제는 모든 기억들을 접어놓은 상태로 애기가되어버린 모질었던 한 인생살이가

겨울나기위한 풀잎처럼 애처로이 갈잎을 덮고 모든 생각을 접었습니다.

 

허무한 인생인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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