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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저리 & Column

빨간 신호등

by 江山 2008. 1. 14.

                                                                                                                 (이자내온 이미지)

 

시간에 쫓기면 마음은 더 바쁘기 마련이다.
마음이 바쁘면 시간은 왜 그리도 빠르게 흘러가는지.
또한 시간에 쫓기고 마음이 바쁘면 왜 그리 방해요소는 더 많은지.
답답해 죽겠다.


어떤 경우이든지 약속시간을 어긴다는건 그사람의 신용은 바닥에추락하고 기본정신이
해이된 상태로 여겨지기에 믿음을 주지못한다.
오늘 그 믿음을 잃을 위기에 처해있는 주말의 토요일 아침이다.
요즘은 주5일제근무가 보편화되어가는 추세라서 나처럼 토요일에도 출근하는 사람들에게는
도로가 한산하여 지연되는 시간을 막을수있어 좋다.
하지만 오늘의 토요일은 평일이나다름없는 교통량에 나의 잘못을 뒤로하고 짜증부터나는
그런 출근길이 되어버린것이다.


아직도 아침잠이 많은편이라 잠깐동안의 눈붙임이 나의 행동을 이렇게 불안하고 초조한
시간속으로 몰아넣고 말았다.
대중교통수단을 이용하기엔 100% 지각할시간이기에 잘 이용하지않는 자동차의 힘을 빌리기로
하고 힘찬 시동을 걸었다.
심각하게 대두되는 소음,매연,도로의정체로인한 에너지소비의절약 등등 심각한 환경문제에
스스로 동참하기위하여 나름대로 정부시책에 부응하기위한 노력을 경주하느라 웬만하면
자동차를 이용하지않고 먼지를 뒤집어씌워놓기가 일쑤였는데,
오늘만큼은 환경이고뭐고 가릴처지가못되어 기계의 성능을 테스트하게 되었다.


헌데, 왜 이다지도 오늘따라 빨간신호등이 길을막고 버티고있는지 답답한 시간이다.
13키로미터를 이동하는데 희망의 청신호등은 다죽어버리고 빨간신호등만이 즐비하게
늘어선것은 완전히 나를 죽이려고 작정을 한 모양이다.
늦은시간때문에 마음이 조급한데 빨간신호등은 나를 두번 죽이는일이 아닐수없다.


미리 차선을 변경하지못하여 좌회전 차선에들어섰다가 어쩔수없이 밀려서 슬쩍 직진선의
선두에 핸들을 꺽었더니 경찰관이 제지하는바람에 할수없이 좌회전을해야하는 가슴아픈
사연을 만들면서 청계천으로 돌아가는 시간과 거리를 연장시켜야했다.
흐르는 시간의 브레이크는밟고, 속도를높이기위한 가속페달은 더욱 밟으며, 두눈을 부릅뜬
붉은신호등의 감시를받으며 다행히 지각은 면하게 되었는데,


내 생활에있어 모든 잘못은 내게서 비롯된일이며, 남을 탓하지않는 정직한 삶을 위하여
시간을 탓하지말며, 빨간신호등을 야속타하지말며, 푸른신호등만을 무조건 좋아한다는건
세상을 살아가는 조절의 미덕을 한수 가르쳐주는듯한 토요일아침, 그런 하루의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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