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들은 때가 되면 누구나 아버지가 되는 것으로 생각하는데 꼭 그런 것만은 아니다.
즉, 결혼했다고 해서 자동적으로 아버지가 되는 게 아니라는 것이다.
엄밀히 말해서 자녀가 태어나는 순간 아버지도 태어난다.
아버지란 스스로 붙일 수 있는 이름이 아기 때문이다.
이 땅의 남성들은 자녀의 출생과 더불어 아버지라는 호칭을 받게 된다.
그뿐만 아니라 이런 아버지에게는 누구와도 공유할 수 없는 특별한 권위와 무한책임도
함께 주어지게 된다.
몸이 아파 출근하지 못했을 때, 내가 해야 할 일을 대신할 수 있는 사람들은 많다.
그러나 내가 아버지 노릇 하는 일이 어려워도 이 역할만큼은 대신해줄 사람이없다.
아무리 힘겨워도 나만이 할 수 있고 내가 해야 할 자리가 아버지의 자리인 것이다.
최근에 한 연예프로그램에서 초등학교 2학년 어린이가 쓴 시 한 편을 소개하면서
아버지들을 위축하게 만들었다.
엄마가 있어 좋다. 나를 이뻐해 주어서.
냉장고가 있어 좋다. 나에게 먹을 것을 주어서.
강아지가 있어 좋다. 나랑 놀아 주어서.
아빠는 왜 있는지 모르겠다.
네티즌 답글,
아빠는 엄마를 이뻐하고, 냉장고에 먹을 것을 채워 넣고, 강아지 사료주려고 존재한단다.
춤을 추는 아들에게 아버지는 공부나 해, 판검사가 돼라,고 강요한다.
예술가는 배고픈 직업이라는 편견을 가진 아버지는 아들을 훈계하면서 매를 들기도 했다.
가슴속에 증오로 누적된 아들은 아버지에게 심하게 맞은뒤 아버지만 없으면 어머니에게
효도하며 가족이 행복하게 살 수 있다는 생각에 살인 계획을 세웠다.
휘발유를 붓고 불을 질러 온 가족이 죽은 몇일전의 사건이었다.
회사형 인간으로 살다가 자신이 시간 날때 불쑥 자녀들의 삶에 침입자처럼 개입하여
통제와 지시만 하는 아버지들이 많다.
자녀들을 움직일 수 있는것은 통제와지시가 아닌 그들의 마음을 다독거리는 아버지의
역활인 것이다.
자녀들에게 문제가 많다고 탓 할 것이 아니라 스스로의 반성이 필요하다.
우리는 나의 자녀들에게 어떤 아버지인지를 자문해 보아야 한다.
한 가정의 자녀에게 아버지란 무엇인가 라고 물었더니 밥과 같은 존재라고 대답했다.
밥을 먹지 않으면 죽는 것처럼 아버지는 자신의 인생에 없어선 안될 특별한 분이라 했다.
나야말로 자녀들에게 소중한 존재라는 자부심을 갖자.
아버지의 높은 자존감은 자녀들에 대한 태도를 새롭게 만들어 주고, 사랑을 표현하는 일도
주저하지않게 만들어 준다.
경쟁과 성적에 대한 비교 속에서 갈등하며 하루를 보낸 자녀와 평안한 미소로 시시콜콜한
일상을 나누는 아버지 노릇이야말로 자녀에게 줄 수 있는 좋은선물일 것이다.
뜨거운 여름날 시골마을의 정자나무처럼 잠깐 동안 기대어 쉼을 가질 수 있는 인생의
여유가 되어 주자.
아버지의 권위는 큰 목소리에 있는것이아니라 힘들고 지친 일상을 포근히 안아주고 따뜻한
미소로 격려해주는 든든한 사랑의 기둥이어야 한다.
- 이 의 수의 글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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