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 같은 일상처럼 아침에일어나 머리를감고 밥을먹고 옷을 갈아입고,
출근준비에 바쁜 아침에 요란하게 전화벨이 울린다.
춘천에서 처형이 아침첫차를 타고 서울에 올라온것이다.
이는, 병원에 예약된 진료를 보기위해 아침일찍부터 서둘러 온것인데,
질질 끌다시피 한보따리 짐을 챙겨온것이 요즘이 제철인 옥수수다.
이 옥수수때문에 기분이 달라진 오늘아침이다.
살아가면서,
지내온 즐거움보다는
슬픈과거가, 힘들고 어려웠던 시절이 더 기억에 남는걸까?
유독 내게만 해당하는 두뇌구조인걸까.
아주 어린코흘리개시절의 내 이쁜 여동생.
십수년이 지난 지금도 옥수수가 익어가는 계절이면
가슴이 아려오는 이쁜 내동생이 그립다.
"엄마 옥수수 따먹자"
그렇게 옥수수를 먹고싶어서 엄마를 졸랐었는데,
언니오면 따먹자며 피일차일 기다리다 그 언니가 오기도전에
옥수수맛도 못보고 떠나간 그 어린아이가
이렇게 오랜세월동안 가슴에 아픈상처로 남아있는지.
대여섯살 먹은 우리집의 셋째딸 내여동생, 너무 이뻐서 온통
귀여움을 독차지했던 그 아이는 당시 부족한 의학의 혜택을 못받고
엄마등에 업혀서 두다리를 축 늘어뜨린 모습으로 그렇게 가족의 곁을,
엄마의 등을, 그리고 세상을 뿌리치고 말한마디없이 떠나고 말았다.
생각하면 불쌍하고 눈물나게 한다.
그 형제들은 이렇게 살고있는데
죄인처럼 미안해하면 않되는건지.
세월이흘러 그 엄마도 이젠 모든걸 놓아버렸는데......
지금도 옥수수와
한참 자라고있는 우리 딸아이를 보면 가끔씩 찡해오는 마음은
세월이가고 나이를 더할수록 가슴아린 과거를 생각나게 한다.
옥수수가 익어가는 계절엔 잊었던 기억이 생각나
언제부턴지 모르지만 옥수수를 먹지않게 되었다.
별로 맛이 없어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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