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연의 역사속 명저 산책] `논어`(論語) | |||||||||
자기가 서려면 남을 세워라 지금도 유효한 공자의 가르침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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不知命 無以爲君子也 不知禮 無以立也 不知言 無以知人也
(명을 알지 못하면 군자가 될 수 없으며, 예를 알지 못하면 설 수 없으며, 말을 알지 못하면 사람을 알 수 없다 )
실존철학의 거장이었던 카를 야스퍼스는 독일어로 번역된 `논어`(論語)를 읽고 큰 충격을 받는다. `공동체는 구성원들의 정신이 모여 형성되는 것이고, 인간은 상호관계 속에서 성숙할 수 있다`고 주장 하는 `논어`를 접한 그는 이렇게 말한다.
"공자는 위대하다. 공자 철학은 권력욕이 아니라 진정한 삶의 주체가 되려는 의지에서 나온다." 사실 `논어`의 가장 큰 매력은 인간을 끝내 포기하지 않았다는 데 있다. 타 종교들이 인간을 죄인으로 보거나 평가절하하면서 궁극적인 구원을 제시했다면 유교는 현세에서 개선이 가능하다고 믿었던 것
이다.
사후 세계를 논하지 않았다는 점 때문에 `논어`를 행동 지침으로 삼은 유교는 `종교냐 아니냐`의 숙명 적 논란에 지금까지 시달리고 있다. `논어` 역시 끝없이 `경전이냐 아니냐`의 문제에 휩싸여 있다.
`논어`는 `배운다`는 뜻의 `학`(學)이라는 단어에서 시작해 `안다`는 뜻의 `지`(知)로 끝을 맺는다. 결국 `논어`를 한마디로 정의한다면 `배워서 아는 법`을 제시하는 책이다.
우리에게 너무나 익숙한 `배우고 때로 익히면 기쁘지 아니한가`(學而時習之 不亦說乎)로 시작해서 `명 을 알지 못하면 군자가 될 수 없으며, 예를 알지 못하면 설 수 없으며, 말을 알지 못하면 사람을 알 수
없다`(不知命 無以爲君子也 不知禮 無以立也 不知言 無以知人也 )는 구절로 끝을 맺는 불후의 고전이
다.
`논어`는 수많은 논란에도 2000년이 넘도록 한국 중국 일본 등 동아시아 국가들의 인생 철학서이자 통 치 철학서로 굳건하게 입지를 유지하고 있다.
`논어`는 중국 최초의 어록이다. 공자(기원전 551~479년) 사후
에 제자들과 당대 문인들이 공동 편찬한 것으로 추정된다.
공자가 제자 등 여러 사람들의 질문에 대답하고 토론한 것이 `논`이고 제자들에게 일방적으로 가르친 것을 `어`라고 칭한다.
각 구절의 첫머리가 `자왈`(子曰)로 시작하는 `논어`는 격언과
금언의 보고다.
논어에 드러나 있는 유교사상의 핵심은 몇 가지 단어로 추려낼 수 있다.
첫 번째는 `예`(禮)다. 춘추전국시대 말기 인간의 본질적 가치 마저 무너지는 어지러운 세상을 경험했던 공자는 끊임없이 예를 외쳤다. 안연(顔淵)편에 나오는 `예가
아니면 보지 말고 예가 아니면 듣지 말며 예가 아니면 말하지 말고 예가 아니면 행동하지 말라`(非禮勿
視 非禮勿聽 非禮勿言 非禮勿動)는 구절은 공자 사상의 전모를 보여주는 유명한 구절이다.
형식을 포함한 몸과 마음의 자세를 의미하는 `예`는 더 나아가 모든 것의 이름을 바르게 세우는 `정명( 正名)사상`으로 귀착된다. 임금은 임금다워야 하고, 신하는 신하다워야 한다는 논리다.
두 번째가 `인`(仁)이다. `仁`은 곧 사람(人)을 뜻하는 글자와 둘(二)의 합성어다. 즉 사람과 사람 간의 관계를 의미하는 말이다. `자기가 서고자 한다면 다른 사람을 세워 주고, 자기가 이루고자 한다면 다
른 사람을 이루게 해야 한다`(己欲立而立人 己欲達而達人)는 구절은 `인`의 정신을 잘 설명해준다.
`예`가 행위 규범이라면 `인`은 도덕적 자각을 의미한다.
세 번째가 `중용`(中庸)이다. 공자는 `예를 행하는 데는 조화가 중요하다`(禮之用 和爲貴)고 강조했다. 이 조화가 바로 중용이다. 중용은 `지나친 것은 모자란 것과 같다`는 `과유불급`(過猶不及)의 정신으로
이어진다.
`논어`는 20세기 이후 오히려 서구 지식인들에게 매력적인 텍스트로 평가받고 있다. 십자군 전쟁도 마 녀사냥도 없이 2000년을 이어 내려온 유교사상이 그들의 눈길을 끄는 건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허연 @heoyeonism(트위터 계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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