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사1촌, 녹색희망을 연다> |
알싸한 곰취향에 취하고… 푸근한 마을인심에 반하고… |
4부. 농촌 관광, 현장속으로 (11)강원 홍천군 두촌면 바회마을 |
민병기기자 mingming@munhwa.com | 기사 게재 일자 : 2010-05-06 14:25 |
지난 4월30일 찾은 해발 700m의 강원 홍천군 두촌면 괘석2리 바회마을 소뿔산 곰취농장. 하루 전 발목이 빠질 정도로 내린 눈이 녹지 않은데다 바람마저 세차게 불어 계절이 거꾸로 가는 듯 쌀쌀했던 날씨였다. 하지만 도시와 농촌 사람이 어우러진 곰취농장의 열기는 뜨거웠다. 이날 바회마을 곰취농장을 찾은 50여명의 한국공항㈜ 임직원들은 양복을 벗고 와이셔츠 차림으로 향긋한 곰취나물에 빠져들었다. 한국공항은 인천국제공항을 비롯해 국내 전 공항에서 항공기 지상조업 서비스, 항공기 급유 및 정비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한진그룹의 계열사다. 허성선(57) 바회마을 이장의 시범을 따라 곰취나물을 따기 시작한 ‘서울 사람’들은 곰취의 향에 감탄을 금치 못했다. “어떻게 이렇게 향이 진할 수가 있어요?” 농장주인 오복례씨는 “고랭지여서 나물의 향과 맛이 다른 지역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라고 말했다. 자식과 같이 애정을 쏟은 때문인지 “곰취 안 밟게 조심해서 다니라”는 그의 ‘잔소리(?)’가 한없이 정겹게 들렸다. “이거 그냥 먹어도 되는 거죠.” 자기도 모르게 곰취나물을 입에 집어넣는 직원도 보였고, 곰취의 향과 맛에 취한 한국공항 임직원들의 입에선 웃음이 떠나지 않았다. 바회마을은 가리산, 소뿔산, 가마봉 등에 둘러싸인 천혜의 자연환경을 자랑하는 산촌. 19가구 59명의 주민이 1만4314㎡의 부지에 유기농 산나물 등을 키우는 농장을 조성해 농촌관광 체험장과 공동 농장을 운영하며 마을수익을 높이고 있다. 마을에서 비교적 젊은 50대의 주민들은 ‘청년회’ 도 구성해 활발하게 움직이고 있었다. 이날 마을회관에서는 바회마을과 한국공항의 1사1촌 결연식이 조촐하게 열렸다. 이날 1사1촌 결연식을 마치고 마을 강당으로 자리를 옮긴 주민들은 마을과 공동농장에 대한 자신감과 함께 1사1촌에 대한 기대감도 쏟아냈다. 이정애(여·55) 바회마을 운영위원회 사무장은 “우리 마을은 주민들 간 단합도 잘되는데다 공동체 활동도 활발해 1사1촌 교류를 통한 도농 간 상생 효과를 제대로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더덕, 두릅, 곰취, 찰옥수수, 감자, 풋고추, 장뇌삼, 표고버섯 등 자랑할만한 농산품이 너무 많다”며 “한국공항 임직원들이 고향이라고 생각하고 서울을 잠시 벗어나고 싶을 때는 언제든 들러달라”고 당부했다. 허성선 이장은 “지난 2005년 모 기업과 1사1촌 결연을 했는데 제대로 교류가 이뤄지지 않아 마을 주민들이 실망한 적이 있었다”며 “이번에는 한국공항과 우리 마을이 힘을 합쳐 1사1촌의 모범 사례를 만들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에 이명기 한국공항 대표이사는 “지속적인 교류를 통해 다른 마을과 기업들이 벤치마킹할 수 있도록 만들겠다”고 화답했다. 1사1촌 결연식 이후 한국공항 직원들은 주민들이 하나 둘 내오는 음식에 눈이 휘둥그레졌다. 바회마을에서 난 나물로만 만든 산채비빔밥과 10가지가 넘는 반찬을 맛본 직원들은 “마을 주민들의 자신감이 어디에서 나오는지 음식 맛을 보고야 알았다”고 입을 모았다. 상에 오른 나물은 모두 전날 산과 밭에서 마을 부녀회원들이 쌓인 눈을 걷어내고 따낸 것이어서 더욱 값진 것이었다. 바회마을은 지난 2008년 1촌1명품화 사업 마을, 올해 농촌관광명품화 사업 마을에 연이어 선정됐다. 농촌관광체험장을 만들어 펜션 사업, 유산양목장 체험, 옥수수밭·숲길 체험, 눈썰매 등 주변 자연환경을 활용한 관광 사업과 함께 ‘애지중지’라는 마을 브랜드를 만들어 더덕, 곰취, 고추, 감자, 절임배추 등 바회마을만의 맛과 향을 전국에 뽐내고 있다. 마을 주민 전원이 e메일을 갖고 있고, 마을 홈페이지를 운영할 정도로 홍보에도 적극적이었다. 이 사무장은 “그동안 마을시설에 수억원을 투자하고 여러 가지를 준비해 올해는 정말 꿈이 컸는데 날씨가 워낙 도와주지 않아 낙담하던 차에 1사1촌 교류라는 새로운 기회를 맞았다”면서 “농산물 직거래와 체험 프로그램 활성화로 도시민이 자주 찾아주면 우리가 더욱 힘을 얻을 것 같다”고 말했다. 한국공항 임직원들의 기대감도 크기는 마찬가지였다. 이상우 한국공항 과장은 “매사에 최선을 다하는 바회마을 주민들의 모습이 너무 보기 좋았다”며 “고향마을의 정취를 느끼고 향내를 맡을 수 있어 기억에 영원히 남을 것 같다”고 말했다. 한국공항은 오는 29일 바자회에 바회마을 특산품으로 직거래 장터를 여는 등 지속적인 교류에 나서기로 했다. 또 자체적으로 1사1촌의 날도 지정해 적극적인 교류를 펼치기로 했다. 이날 1사1촌 결연식을 주선한 농촌사랑범국민운동본부 관계자는 “1사1촌 결연식을 현장에서 지켜보니 마을주민과 기업 양측의 의지가 워낙 강해 정말로 도농상생의 모범사례로 발전할 수 있으리란 확신이 선다”고 말했다. |
'옮겨온 글' 카테고리의 다른 글
베트남 이주여성들, 친정과 첫 화상상봉 행사 (0) | 2010.07.31 |
---|---|
[스크랩] 잇몸이 붓고 피가 나는데 솔방울이 최고.. (0) | 2010.06.03 |
(時論) 북한판 가미가제. (0) | 2010.04.24 |
(역사속 명저 산책) 논 어 (論 語) (0) | 2010.04.24 |
(社說) 교장이 무더기로 수사받는 현실. (0) | 2010.04.0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