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주저리 & Column

아! 입맛이 쓰다.- 대입시.

by 江山 2010. 1. 19.

 

농사중에 자식농사가 가장 어렵다고 했던가.

내 자식이면서도 내 맘대로 할수없는것이 자식이라고 했던가.

모두가 그러하진않겠지만 요즘 새끼때문에 마음이 몹시 어지럽다.

못된 친구들과 어울리며 담배피고, 술마시고, 싸움박질하는 사고뭉치라서가아니고 너무 바보스러워서

문제다.

 

6,70년대때 내 과거는 이랬다.

우선, 의,식,주 해결이 어려웠고, 성장하는 과정에서 정보의 부재가 커다란 걸림돌이었다고 생각된다. 

교과과정도 중요하겠지만 눈으로 보고 느끼는, 그야말로 시야의 폭이 좁았기에 생각의 폭도 좁았고

"우물안 개구리"의 표현이 꼭 맞는 그런 생활속에서 살아왔다. 

앞뒤를 둘러봐도 산으로 막혀있고, 하늘이 동전짝만한 공간이 세상의 전부이려니하며 외부세계와는

단절되다시피한 환경속에서 라디오, TV, 전화도 없던 시절을 그렇게 살았다.

 

논밭에 뭍여 일에만 매달려 무식하기만했던 우리네 부모들은 자식들의 일에 관심없이 방목하다시피

"제 먹을 복은 제가 갖고 태어난다"라는 하늘의 뜻으로 알고 살아 주기를 바랬다.

그러니 자식을 위한 장래의 문제라든지 조언이나 특별한 가르침없이 각자 주어진일에 충실할 뿐,

먼지 날리는 신작로길 10리길을 등하교하는 일은 책임이고, 책보따리 집어던지면 소먹이 거두는 일이며

늦은 시간까지 밀린 부모의 일손 거드는 일이 우선이었던것 같다. 

정보의 부재속에 살다보니 세상을 바라보는 눈이 작아져 넓게 보는 시력을 찾아가기엔 세월이 흘러도

쉽게 회복하기 어렵게 되었다. 

 

이제 내가 그 부모되어 아이들을 키우게되는데, 과거의 경험을 토대로 많은 이야기들을 전달하려하나

받아들여야 할 이 자식들이 도통 씨알이 먹히지 않는것에 격분하게된다.

 

늘 이런것들을 강조한다.

 

1.약속 시간을 지켜라.

   ㅡ 학교나 학원의 등교를 지각하지 말것이다. 지난 여름방학때 통지표를 들고왔는데 지각을 하지말라는

       선생님의 말씀란을 보고 더이상 볼필요없이 집어던진일이 있다.

       약속시간을 못지키는 놈이 다른 일을 할수없다.

2.정리 정돈을 잘하자.

   ㅡ 정리 정돈이 잘 되어있지않는다는것은 그만큼 머리속도 복잡한 상태이다.

       책상정리, 옷걸이 상태.등 무수히 잔소리를 해도 책상위는 난장판이요, 옷을 벗으면 아무렇게나

       던져놓으면 그만이니 말을 해서 뭐하나.

3.학과공부도 중요하지만 시야를 넓혀라.

    ㅡ 일요일이나 공휴일엔 늦도록 잠만자지말고 시내구경이라도 한바퀴 하라.

        오늘하루가 맑았는지, 흐렸는지, 비가오는지, 눈이오는지 바깥상황이라도 보고 살아라.

4.부모의 말에 따르고 이유를 달지 말아라.

    ㅡ 세상에 부모를 이기려고해서는 않된다.

        아무리 무식한 부모이더라도 자식을 못된길로 인도하는 부모는 없다.

5.상황을 분석하는 안목을 길러라.

    ㅡ 사회생활은 책으로 정해진 학과공부만으로 이뤄지는것이 아니다. 늘 변해가는 상황에 대처하는

        임기응변과 눈치코치가 더 중요할지 모른다.

 

여러번 이런저런 상황을 설명해줘도 도무지 인지를 못하여 "잘 하기를 바라지않고 스스로 못하면

시키는 일이라도 하는 척"만 하기를 강요해보았지만 소 귀에 경읽기 식 이다. 폭팔하고 마는데,

야! 이 개만도 못한 놈아!  개새끼도 혼쭐이나면 꼬리를 내리는 법인데 전혀 생각이 없는 네놈이

과연 사람새끼냐!

오늘도, 내일도 이 돌대가리같은놈은 변함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괜한 일로 집안 분위기만 싸늘해져가니, 새해들어 오늘로서 입을 닫기로 했다.

그래,

죽을 끓이던 밥을 짓던 제 팔자 제가 갖고 태어났으니 억지로 되는일은 없다고 해석하며 묵묵히

뒤에서 지켜 볼 일이다.

에효~   

 

2011년 10월. 고3. 대입시에 열을 올려야하는 시기다.

지금까지 태평세월을 보내더니 요즘은 이름도 들어보지못한 지방의 대학으로 면접보러 다닌단다.

발등의 불을 진작에 껐더라면 이 보다 쉬웠을것을 노력없는 결과가 미달쪽밖에 더 있겠나.

에라 한심한 놈아!     

 

'주저리 & Column' 카테고리의 다른 글

집나간 다이아몬드 반지, 돌아오다.  (0) 2010.02.17
아부지  (0) 2010.01.22
엄니  (0) 2010.01.17
104년만의 기록적인 눈이라네!  (0) 2010.01.11
친구들, 조용한시간에 다시한번 생각해 본다.  (0) 2009.12.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