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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저리 & Column

힘에겨운 한해를 보내고 있다.

by 江山 2009. 12. 20.

 

 

 

 

당연히 충분히 추워야하는 시절임엔 틀림없지만, 부랄두쪽만 달가닥거리는 궁한 생활이기에

영하를 믿돌게하는 톡쏘는 바람이 더욱 맵고 모든것을 얼어붙게 한다.

이뤄놓은것은 쥐좃도없고, 벌어놓은 돈까지도 아무것도 남은것없이 맨주먹으로 동장군과 맞서려니

권투선수도아니요, 한판업어치기 유도선수도 못되기에 한쪽구석에서 파리새끼 앞다리비비듯

얼어서 굳어버린 차가운 손만 싹싹비비고 자빠진 처량한 신세인것 같다.

 

안되는 놈 뒤로 자빠져도 코가 깨진다더니, 이일 저일 해야 할일은 좃나게 많으면서 바쁘기만했지

남은건 쥐뿔도없으니 허망한 마음만이 이 겨울을 더욱 차게 한다.

계획에도없던일이 이곳저곳에서 뻥뻥떠지기만하니 나몰라라 할 수도없고 모든 일에 참견하자니

돈이란 놈이 함께 동행을 해줘야 낯짝도 세우고 술한잔이라도 건배를 할낀데 요 돈이란놈이

엄동설한에 모두 어디가서 뒈져버렸는지 도통 인연갖기를 싫어한다.

 

국회마당엘가면 만날수있으려나 강바닥을 파헤치면 만날수 있으려나 대답이나 해주오.

살다살다 아무리 가난하기로서니 집구석을 홀라당 뒤집어도 마넌짜리 지폐한장이 없었다는

비극적인 사실을 공개하면서 혹독한 이 겨울을 보내고 있다. 

올 한해를 끝으로 종말을 고할 양인듯, 없다없다하니까 오히려 더 여기저기서 오라가라해대고,

여기에 할술더 노인네들이 계절의 영향인지 아니면 세상을 이때껏 살아봤지만 돌아가는 꼬락서니가

개판오분전이란 판단이 들어서인지 영원의 세계로 여행을 떠나는일이 도미노현상으로 일어나니

전화벨소리가 공포의 유령소리로 음산하게 들리는 때도 이때까지 없었을듯 하다.  

 

아, 미치겠다.

잠시 전화기라도 꺼놓고 살아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