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주저리 & Column

우리의 딸들이 최고여!

by 江山 2009. 2. 9.

 

김연아가 4대륙 피겨 스케이트 선수권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트리플회전에서 중심을 잃고 엉덩방아를 찧었을 때 온 국민들은 아쉬움의 탄성을

토해내기도 했는데,  프리 스케이팅에서 116.83점을 얻어 3위에 그쳤지만,

쇼트 프로그램에서 72.24점으로 세계최고 기록을 세워 종합점수 1위를 하는 아름다운

소식을 접할 수 있었다.

태극기가 제일 높은 곳에 게양되고 애국가가 울려 퍼질 땐, 요즘처럼 살기 어렵고 흉흉한

소식만이 사회를 혼란하게 하는 시기에 우리 모두의 딸인 대한의 딸이 눈물 나게 고맙고

그렇게 자랑스러울 수 가 없었다.


한국 여자 우생순이 그렇고 양궁에서도 부동의 자리를 내주지 않는 강력한 여성파워가

우리들의 곁에서 재미와 감동을 주는 아름다움을 선물하고 있기도 하다.

사회구조가 가부장적인 부권사회이다 보니  아들을 선호하는 시대이긴 하지만,

점점 아들이니 딸이니 구별을 하지 않고 있는 분위기가 조성되어감은 다행스런 일이

아닐 수 없다.


살아 효성은 딸이요, 죽어 효성은 아들이라고 했듯이,

아들보다는 살갑게 대해주는 딸을 키우는 맛은 열 아들 부럽지 않은 최고의 기쁨이며,

아기자기하게 집안의 분위기를 맞춰가며 시집가서도 친정을 끔찍이 생각하는 딸들이야말로

무뚝뚝한 아들보다야 절대적으로 필요한 자식이 아니겠는가.


이제는 자식들에게 의지하여 살아간다는 것 자체가 옛말이 되어가는 시대이고 보면,

예쁘게 키워서 시집장가 보내고 스스로 노후를 책임지는 사회 분위기가 조성되어 가는데

굳이 아들딸을 구분할 필요가 있겠는가.

  

공양미 300석에 아비의 눈을 뜨게 한 효녀심청의 예를 들지 않더라도 우리네 삶에 있어

딸들의 역할은 그 집안의 살림밑천이라 하였고, 커서 시집만 잘 가면 된다고 학교에도

보내질 않았으니 아들 때문에 손해를 보며 살아온 불쌍한 우리의 딸들이었다.

집안의 온갖 살림에서부터 6,70년대 때 버스안내양이며 일명 공순이란 이름으로 우리나라의

산업역군으로 언니 오빠들의 뒷바라지로 지대한 공로를 세운 자 들이 그들이 아니었던가.

  

사실, 아들노릇도 못하고 사는 나 같은 놈들의 아들이라면 열 놈이라도 필요 없으며,

비행기를 태워줄 수 있는 김연아와 같은 우리의 딸들이 이쁘기만 하다.  


 

 

'주저리 & Column' 카테고리의 다른 글

어떤것이 여자의 마음인가?(08.8.6일의 글)  (0) 2009.02.23
아들녀석의 졸업식  (0) 2009.02.15
아버지라는 이름으로...  (0) 2009.02.07
기둥과 인연들  (0) 2009.02.03
하마터면 죽을 뻔 했네.  (0) 2009.01.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