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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저리 & Column

왜 요따구로 살아야하나.

by 江山 2008. 11. 24.

 

 몇일전 급작시리 찾아온 추위에 잔뜩 몸과 마음을 움츠리게하더니,

겨울을 알리려는듯 자연의 힘이 사람들에게 미리 경고하고 나섰다.

이내 날씨가 풀려 이번 주말에는 전형적인 가을날씨처럼

포근함을 선사하고 있는데...

 

가진자들이야 여름이든 겨울이든 계절에 문제가 없겠지만

나처럼 가진것없는 무지랭이들에겐 여간 힘든 계절이 아닐 수 없다. 

지나다니면서 보여지는 거리의 노숙자들이,

지하철역전에 종이박스로 내집이란 울타리를 마련하고

웅크리고 추위를 견디는 이 나라의 한 국민이

추위의 계절을 어떻게 견뎌낼것인지 자못 궁금해지기도하여

안타까움이 더하는 시절이기도 하다.

 

여러모로 넉넉함을 안겨주지못하는 능력의 소유자도 이 겨울과함께

이미 된서리를 맞아야 한다.

40년만에 처음 얼굴을 대하는 반가움으로 내심 즐거운 쾌재를 부르며

나혼자 은근히 들떠있는 마음이 무참히 박살나는 순간에

왜! 뭣때문에! 인생을 요따구로 살아야 하나 하는 생각에

자신을 용서할 수 없는 순간이다.

오래전 국민학교를 전학하면서 헤어진 친구들이

어떻게 변했는지 몹시 궁금하였는데 마침 동창모임이 있다며

오랫만에 얼굴좀 대해보자는 몇몇 기억하는 친구들이 부탁을 해왔던 것이다.

세월이 한참 흐른뒤라 기억속에 남아있는자보다는 기억에없는 친구들이

더 많기도하지만서두...

가능한 참석하기로 운을 띄워놓았는데...

 

   

                         

 

막상,

생활형편이 넉넉치못하다며 앞길을 막아서고있는자가 있었으니

세상에서 제일 가깝다고하는 마눌과 새끼들이었다.

김장을 한다고 핑게삼아 불참을 선언하고나니

"까짓 김장이 뭐 대수냐"며 "남자가 뭐 그래"라는

전화기 저편의 목소리가 들려온다.

괜한 창피함과 모자라는 인간이되는 느낌이어서 얼굴이 달아오른다.

 

만남의 기회도 마음대로하지못하는 요따구 가련한 인생이 여기 살고있다.

다음에는 꼭 참석하겠노라고 변명은하지만

다음일은 또 모르는일로 남아있는 미래의 일이다.

하여튼

나를 기다렸던 많은 얼굴들에게 믿음이 사라지는일만은 없기를 바랄뿐니다. 

그리하여 오늘,  

난~ 기분이 나쁠뿐이고, 마눌과 새끼들이 웬수같을 뿐이고, 

초라한 내 자신을 용서하지 못할 뿐이고,

 

왜 요따구라도 살아가야 하는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