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오늘하루도...

내게 명절은 없었으면 좋겠다.

by 江山 2008. 9. 15.

 

내게 명절은 없었으면 좋겠다.

일년에 설과 추석, 명절이 두 번밖에 되질않지만 아직 어른이 되질못해서인지

마음의 부담이 많이 가는 일이 아닐 수 없다.

 

아버지가 자리를 비워놓았으니 그 자리를 내가 대신함에 있어 큰 문제는 없지만

어머니가 찾아오고 동생 녀석이 함께하는 몇 안되는 식구이건만 서로 사이가

좋지않아 어색한 시간이 되어지니 기둥 역할을 하는 내게 조그만 일에도 신경이

날카로워지는 내 모습을 발견하곤 한다.  외에도 풀지못할 일들이 쌓여있기에...

 

이번 추석에도 갈비골절상으로 누워 있어야하는 아내의 처지 때문에 선친께는

죄스러운 일이 되겠지만 명절상차림을 취소하게 된 추석이 되었다.

그렇다 해도 복지시설에 맡겨진 어머니를 모셔와 명절날을 함께 지내야하기에

어머니로 인해 집안 분위기가 또한번 어수선해지더라도 어쩔수없는 행사이며

도리이리라.

 

어머니는 전혀 방향감각도 없고 상황판단을 하지못하며 거동마져 불편하고

엉뚱한 말로 우리들을 곧잘 괴롭힌다.

그럭저럭 하루저녁을 잘도 참아냈지만 점심나절도 되기전에 갈곳도없이 가야한다며

대문을 붙잡고 보내줄것을 간곡히 부탁하고 있다.

화장실에서는 변을 보고 손으로 주물러대고 있었으니 이거야 원,

이렇게 발동을 걸기 시작하면 효도고 뭐고 신경이 곤두서서 못살지경이다.

힘든 발걸음을 옮기며 한낮의 뜨거운 햇살아래 땀을 뻘뻘흘리며 지쳐 주저앉으며

스스로 포기하여 가까스로 집에 들어오니 곧 가까이에 사는 여동생이 모셔간다며

달려왔다.

 

아이들이 어디에서 소변냄새가 난다며 야단법석이다.

살펴보니 간밤에 우리 침대를 질펀하게 만들어 놓았던 것이다.

아이고, 이 무거운 침대를 들어내어 세탁을 하다보니 슬그머니 부아가 난다.

난 아직도 효자될려면 닥 멀었나보다.

이렇게 짧은 추석절을 보내고 있다.      

       

 

 

'오늘하루도...' 카테고리의 다른 글

군 동기들 한자리에 모이다.  (0) 2008.10.06
  (0) 2008.09.30
잘되면 내탓 못되면 조상탓.  (0) 2008.08.29
동창과 친구.  (0) 2008.06.28
6월 소재골의 향연  (0) 2008.06.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