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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저리 & Column

딸아이의 방학숙제를 위한 방이습지 견학

by 江山 2008. 8. 13.

 

 

 

말복도 지나고 더위가 한풀 꺾이나했더니 오히려 머리가 홀라당 벗겨질만큼 기승을

부리는 더위에는 그동안 아끼고 아꼈던 에어컨을 가동시키고야 말았는데,

요 몇일동안 34,5도를 오르내리는 태양열이 사람들의 행동을 무디게 하고 지치게 하는

여름의 참맛을 한껏 보여주고 있다.

 

이렇게 더운날, 

아이의 방학숙제 때문에 현장학습을 위한 나들이에 나섰는데, 일정을 잘못 택하였는지

찌는듯한 도심길을 횡단하자니 어린아이가 지쳐서 숙제고 뭐고 모두 취소해야 할 판이다.

이왕에 나선 길이니 이 기회에 참는 연습도 필요하겠다싶어 목적지를 향해 발걸음을

재촉하는데 올림픽공원을 지나고 올림픽 아파트를 지나며 처음 찾아가는 길이기에

물어물어 많은 시간을 쏟아가며, 이마에는 굵은 땀방울이 흐르고 가져간 얼음물로

목마름을 축여가며 강행군을 하였다.

 

어렵사리 찾아간 방이습지는 일요일이라서인지 문을 굳게 닫아버리고 사람의 발길을

막아버렸는데, 악조건 하에 여기까지 찾아온 길이기에 그냥 발길을 돌린다는 건 말이

되지 않는 일이라 생각되어 아이에게 가르쳐서는 안될 무단출입을 하기에 이르렀다.

 

송파구청에서 관리하고 있는 이 습지는 그린벨트에 묶여있어 개발이 불가능한 공간으로

도심속의 시골로서 인공적으로 파놓은 연못이 시간의 흐름속에 나무들이 자라고 숲이

우거져 생태학습장으로 활용하고 있었는데, 생각보다 작은 공간이었으며 다양한 생태계

접하기에는 부족한 공간으로 조성되어 있었다.

 

준비해간 카메라와 필기구로 나름의 자료를 모으고 매미들의 한낮의 울부짖음과 각종

새들의 움직임을 관찰하고 돌아오는 길은 지쳐 쓰러지는 아이의 애처로움이 가엽기도

했지만, 조잘거리는 딸아이와의 한여름 폭염속에서의 데이트는 오늘의 악조건환경에서

적응하는 힘들었던 과정도 오래도록 기억속에  남아있어 하나의 커다란 공부가 되었으

면 하는 생각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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