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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저리 & Column

4월 4일은 하사관학교를 졸업하던 날

by 江山 2007. 5. 19.


 

 개부랄 꽃

 

 

나의 사랑하는, 그리고 보고싶고 그리워지는 동기들이여!


1981년 4월 4일, 우리 13중대 막사앞의 소연병장에 늘어진 수양버들가지에 뾰족이 푸른잎이 돋을때,
그날이 오늘이며, 26년전의 오늘을 회상해보게 됩니다.


  모두함께 한배를 타고 지금의 오늘을 살고있지만 살아있는 많은 동기여러분들 잘들 지내고 있는지?


같은 군생활을 하면서 이런저런일로, 특히 제주도에서의 헬기추락사고로 뜻하지않게 목숨을 잃어간
동기들도 있었다는 이야기도 전해듣기도 했지만,
 아까운 목숨을 조국을위해 버리신 죽어간 동기들을 위해 살아남은 자로서 오늘은 그들을위해
잠시나마 묵념의 시간을 마련해보고자 합니다.
 일동 묵념 ~ ~ ~ ~ ~ ~ ~ ~

 

 그 모질게 추웠던 겨울을 고생속에 보내고 따스하게 내리비치는 4월을 맞이하며 영광의 졸업날을
맞이했고,  비로서 노란 계급장을 자랑스럽게 달고서 각자의 살림살이인 더플백을 울러메고
총검장에서 충지를 기다리던 오늘을 기억하게 하는날입니다.
 어떤놈들은 공수로, 어떤놈들은 울경사로, 어떤놈들은 조치원으로 각자의 충지를 받아들고 내가
갈곳을 확인하고 좋아하는놈이 있는가하면 한없이 찌그러진놈들도 있었다네.


 지나고난 지금에서야 뒤돌아보면 어느곳인들 문제있겠는냐마는 그 당시에는 무척이나 걱정스러운
운명의 갈림길에선 초조한 마음들이었지.
 예나 지금이나 어느곳에서 생활하든지 내 할탓에 달려있건만 ㅡ.

 

 졸업하는날.
 아마 1내무반 훈육하사인 김홍성은 어디론가 도망갔는지 보이질않았고, 2내무반의 김병채는 총검장
뚝에 서있는 소나무에 기대어 울고있던 모습으로 기억이나는구만.
 세상을 다 얻은듯, 그 지긋지긋한곳에서의 해방감이었는지 우리는 하사관학교의 교가를 부르며
강경역으로 다시는 오지않을 그곳을 떠나오게 되었던 그날이 26년전 오늘이었다.


 이를 악물며 죽일듯한 원수같았는데, 그래도 인간은 얄궂은 정이란게 있는가보다.
 우리의 가슴속엔 지겨움의땅을 벗어난다는 해방감도 있었겠지만 뭔가 아쉬움이 남고 미련이 남는
마음들을 분명히 남겨놓았을 것이다.
 그래도 우리는 인간들이었고 또한 아직도 그리고 앞으로도 영원히 그곳을 사수하는 존재들이 있고
지나고난 세월들을 되집어볼때 참으로 잊을수없는 우리의 젊은날의 초상들이 남아있는곳이기에
이제는 그리움의 장소로 기억되어지는구나.


 하사관학교를 모르는 자들에겐 한낱 개소리에 불과하겠지만 몸소 육체로 겪으며 체험해온
우리들에게는 불알이 왜 달가닥거리는지를 알지 않을까.


 세월속에 4월을 추억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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