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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글

광화문글판<2020 봄편(3~6월)>- 천양희/ 너에게 쓴다.

by 江山 2020. 3. 13.


 아름다운 꽃이 진 곳에 새 생명이 다시 자라나는 자연의 순리를 보며 지난 것에 대한 아쉬움보다는

 내일의 희망을 기대하자는 메시지를 담았다고.




901*507





 너에게 쓴다 / 천양희



꽃이 피었다고 너에게 쓰고
꽃이 졌다고 너에게 쓴다.

너에게 쓴 마음이
벌써 길이 되었다.
길 위에서 신발 하나 먼저 다 닳았다.

꽃 진 자리에 잎 피었다 너에게 쓰고
잎 진 자리에 새가 앉았다 너에게 쓴다.

너에게 쓴 마음이
벌써 내 일생이 되었다. 마침내는 내 생 풍화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