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둠이 깔려있는 이른새벽길.
묘지의 이발사를 자청하며 시골로 떠납니다.
양평을 지나 강원도의 경계지점에 도달하니, 다람쥐마스코트가 날 알아보고 반깁니다.
상남면에 도착하니 안개가 걷이며 태양의 밝은빛이 새로운 기운을 전합니다.
밝음이 어둠을 몰아내며 안개가 뒤를 쫒아 도망가듯 산꼭대기로 사라져 갑니다.
오랜만에 대소간이 모여서 벌초를 합니다.
특별한일이 없는한 대소간이 만나기는 참 어렵습니다.
올해는 특별히 카메라를 준비하여 단체사진도 박아봤습니다.
이제 나이드신 어른들께서는 언제 이별을 해야할지 모르기 때문입니다.
홍천8경중의 하나인 가령폭포를 들러 볼 참이었는데, 시간이 촉박하여 다음기회로 미뤄야겠습니다.
토종 벌통도 한가로이 놓여있고.
다래도 달려있습니다.
내촌면을 감싸고 있는 백우산이 가을을 만들어 갑니다.
백우산자락아래 메밀꽃이 한창입니다.
이효석의 "소금을 뿌려 놓은듯" 한 그림을 만들었습니다.
수수도 열매를 잔뜩 매달고 자꾸 여물어 갑니다.
광암리의 학교앞 개천의 아래쪽.
어릴적 이곳에서 멱을 감고, 피래미를 잡고, 산판차를 쫒아다니며 놀던 추억의 장소입니다.
지금은 낯모르는 가족들이 삼겹살을 구워놓고 즐거운 한때를 보내고 있습니다.
내가 왜 여기서 사진을 찍고있는지 그 네들은 모를겁니다.
오래된 집입니다.
40년도 넘은 시절에 보아왔던 그집이 아직도 남아있습니다.
고향을 찾아와서 이 집 주인장과 막걸리를 한잔 했습니다.
공교롭게도 이 집 안주인이 어린시절 동창이었습니다. 그러나 기억엔 없습니다.
아주 오래전의 일이기 때문입니다. (김 예 숙)
두 부부가 여름내 기른 오이며 ,가지며, 애호박을 따주어 트렁크를 가득 채워왔습니다.
고향에 왔는데 이런 정을 느끼지 못한다면 안된다며 말이죠.
고맙습니다.
이렇게해서 고향땅을 한바퀴 돌아 늦은 귀가를 하게됩니다.
나름 즐겁고 의미있는 여행길이었습니다.
"나의 살던 고향은 꽃피는 산골,
복숭아꽃 살구꽃 아기진달래,............ 그 속에서 놀던 때가 그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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