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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대(大) "불효자는 안 뽑아요"

by 江山 2008. 11. 22.
 
베이징대(大) "불효자는 안 뽑아요"
[조선일보] 2008년 11월 22일(토) 오전 02:49   가| 이메일| 프린트
"불효자(不孝子)는 뽑지 않는다."

중국 명문 베이징(北京)대학이 2009년 신입생 모집을 앞두고 이런 모집 방침을 발표했다. 21일 베이징의 경화시보(京華時報) 보도에 따르면, 베이징대는 최근 신입생 모집과 관련한 내부 회의를 마친 뒤 각 고교에 '학생 선발 방침'을 통보했다. 중국 대학들은 신입생을 선발할 때 주로 한국의 수능 격인 가오카오(高考·6월 시행) 성적을 기준으로 뽑지만, 고교 학교장 추천 등을 통한 대학 자율 선발(정원의 5% 이내·1월)도 병행한다.

한자(漢字) 16자로 구성된 선발 방침은 "열애북대(熱愛北大·베이징대를 사랑하고), 심계천하(心繫天下·세상을 근심하며), 인격건전(人格健全·건전한 인격을 갖추고), 성적우수(成績優秀·학업성적이 좋을 것)"로 돼 있다.

이 중 두 번째 구절인 '심계천하'는 부모에 대한 효도가 근본이라고 경화시보는 보도했다. 당초 표현도 '심계천하'가 아니라 '효경부모(孝敬父母·부모에게 효도하고 공경한다)'였는데 타인과 국가 사회에 대한 봉사 쪽으로 개념을 확대하면서 표현이 바뀌었다고 베이징대 측은 설명했다. 이 방침에 따라 베이징대는 각 고교들이 학생을 추천할 때 '효경부모' 하는지를 우선적으로 검증토록 했으며, 학생 면접 등을 통해 재검증할 계획이다.

베이징대가 효도를 강조하는 것은 '한 가정 한 자녀' 정책으로 출생한 이른바 소황제(小皇帝·자기 중심적인 외동아들·외동딸)들의 인성 문제에 대한 중국 사회의 고민을 보여준다. 중국에선 최근 중·고교생들이 교사를 살해하거나 폭행하는 사건이 잇따르면서 심각한 사회문제가 되고 있다.







[베이징=이명진 특파원 mjlee@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