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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따라 물따라...

예봉산(683.2m)을 다녀오다.

by 江山 2008. 10. 6.

 

팔당역 뒷쪽에 우뚝솟아있는 산이 예봉산(683.2m)이다.

 

엇그제 금요일엔 군동기들 모임이있어 밤새도록 마신술이 속을 불편하게하여 술독을 풀어내려는 심산으로

간단히 몸을 움직여 활력을 찾아보고자 산행준비를 하고있다.

초등학교 3학년인 딸래미에게 함께 동행할것을 요구했더니 무조건 찬성이다.

이는 몇일전 새로 마련한 T- money를 사용해보고픈 욕심이있어 더욱 따라나서려는 마음이 있는것인데,

학급의 친구들이 악세사리용으로 대부분 소지하고있는것에 대하여 말은하지않았어도 자신도 갖고싶은 부러운

마음이 내재하고 있었기에 8,000원을주고 사주었던 것이다. 

교통비가 소모되는 부담이있는 어른들과는 반대로 애들에게는 재미의 대상이 되는것이었다. 

 

집에서 점심을 해결하고, 간단히 마실물과 우유. 빵. 김밥을 챙겨서 버스를 타고 팔당역까지 이동했다.

버스를 타면 멀미를 심하게하는 아이라 팔당역까지 이동하는 시내버스의 흔들림에 여지없이 속과 머리의

불편함을 호소하기에 이 상태로 산행이 순조로울까하는 걱정이 앞선다.

 

전철화되어 새로 잘 지어진 팔당역에서 뒷편으로가야하는 산행길은 철길에 가로막혀 어느곳으로

통과해야하는지 모르겠기에 역 직원에게 물었더니 이분 역시 모르겠다고 대답한다.

한적한 시골역에서 이 정도의 지리도 모르고있다는것에 은근히 불만이 쌓인다. 근무지역의 관광과 발전을

위해서 근무분야는 아니기에 홍보는 못할망정 약간의 지리파악도 못하고 있단말인가,  에~라이~ .

 

아이의 컨디션이 좋지않았지만 이왕에 떠난길이기에 조금 오르다가 상황에 맞춰 하산하기로 약속하고

가을로 변해가는 주변들을 둘러보며 발걸음을 옮기는데 별로 어려운 산행길이 아니다.

나무들이 사방을 가득채운 산길을 천천히 오르려니 오히려 머리도 맑아지고 몸도 가벼워진다며 계속

오를것을 내게 요구하는것이다.

참말로 다행이다라는 생각으로 그래도 무리하면 안되니까 힘들면 내려가자고 했더니, 이왕 시작했으니

정상을 밟아보겠다고 한다.

 

등산길은 나무숲으로 이루어져있기에 주위의 경관을 볼수없는길로 형성되었으나 신선함을 만끽할수있는

산림욕으로 대신하기에 충분하였다.

아주 천천히 무리하지않고 오르는길은 정상이 가까워지면서 제법 가파른길도 있었는데  꾸준한 노력의 결과로

정상을 밟게되니 아이에게는 성취감을 느꼈는지 상당히 좋아한다.

10년을 살아오면서 이렇게 높은 산을 올라보기는 처음이라며 나름대로 자부심을 느끼고 있었다.

그래, 모든일은 작은것에서부터 차근차근  힘든일 쉬운일들을 겪어가며 성취감을 이루며 인생이란 멀고먼 길을

걸어가야 하는거다.

 

약 2시간 40분정도를 소요하며, 오르던길을 뒤로하고 방향을 바꿔 하산길은 벚나무쉼터 쪽으로 내려오기로 했다.

험하지는 않았지만 내려오는길도 상당히 먼 길이었다.

숲속이기도했지만 점점 어두워짐이 빠른 속도로 다가온다. 다치지않기위해 신경을 곤두세우며 조심스럽게 길을

재촉하는데 아이가 발목에 통증이있다기에 얼마동안은 업고 내려오기도 했다.

 

날은 완전히 어두워졌다.

그래도 별다른 이상없이 완주해준 딸아이에게 너무도 대견스럽고 고맙기도하다.

다음주에도 또다른 산을 오르기로 약속했다.

    

 

팔당역사뒤로보이는 예봉산, 오늘 저 위에 올라설것이다. 

 

 

 삶은, 달걀이 아니라 오르내림의 연속인것 같다. 꿈은 높은곳에 있기에 올라야 한다.

 

 전망대에서 바라보는팔당대교와 건너편 하남시. 안개가 많아 뿌연 하루였다.

 

 바위틈에서 꿋꿋하게 자라나는 나무를보고 인생을 배운다.

 

 산행길은 주로 흙길로 이루어져 있다.

 

 딸아이는 683m의 얕은 산이지만 끝까지 올랐다는 성취감을 맛보았다. 우리 딸 최고다.

그래, 그렇게 가는거란다.

 

 

 

 돌아오는 열차에 피곤을 내려놓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