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길모퉁이에 과일 행상(行商)이 있었습니다.
얼마 전에 손을 다쳐서 직장(職場)을 그만 둘 수밖에 없게 된 사람이 하는 행상입니다.
먹고살 일이 막막(寞寞)하였기에 손수레 과일 행상이라도 해보겠다고 시작했지만,
괜히 부끄럽고 불편하며 손님과 제대로 흥정도 하지 못했습니다.
그렇게 장사를 하고 있었는데, 어느 날 한 손님이 다가와 “이 사과 얼마에요?”하고
물었습니다.
“예. 천원에 두 개입니다.”
그랬더니 삼천 원을 먼저 내고 사과를 고르는데, 글쎄 작고 상처(傷處)가 난 사과만
여섯 개를 골라서 가는 것이었습니다.
며칠 후에 다시 온 그 손님이 또 흠이 있는 사과만 골라서 사서 가니까, 모르는 척
돈은 받았지만 께름칙한 생각이 들며 마음이 편치 못했습니다.
그 손님이 세 번째로 사과를 사러 왔던 날에 행상이 먼저 말했습니다.
“손님, 이왕이면 좋은 거로 좀 골라가세요.”
그랬더니 그 손님은 그저 웃는 얼굴로 여전히 작고, 시든 못생긴 사과만 골라 담으며
이렇게 말합니다.
“그래야 성한 사과 하나라도 더 파시지요. 저도 어렵게 사는데 댁도 더 어려워보여요.
힘내세요.”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고, 하늘이 무너져도 솟아날 구멍이 있다는 말이있습니다.
그 말을 듣는 순간 손수레 장수는 숨을 쉴 수가 없게 되면서 그만 눈물을 보이고 말았습니다.
얼마나 아름다운 배려의 향기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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