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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글

침묵하는 연습/유안진

by 江山 2012. 5. 27.






나는 좀 어리석어 보이더라도 

침묵하는 연습을 하고 싶다. 
그 이유는 많은 말을 하고 난 뒤일수록 
더욱 공허를 느끼기 때문이다. 


많은 말이 얼마나 사람을 탈진하게 하고 
얼마나 외롭게 하고 텅비게 하는가? 

나는 침묵하는 연습으로 

본래의 나로 돌아가고 싶다. 

 


내 안에 설익은 생각을 담아두고 
설익은 느낌도 붙잡아 두면서 
때를 기다려 무르 익히는 연습을 하고 싶다. 


다 익은 생각이나 느낌 일지라도

더욱 지긋이 채워 두면서 
향기로운 포도주로 발효되기를 

기다릴 수 있기를 바란다. 


침묵하는 연습 

비록 내 안에 슬픔이건 기쁨이건…
더러는 억울하게 오해받는 때에라도 
해명도 변명조차도 하지 않고 
무시해버리며 묵묵하고 싶어진다. 


그럴 용기도 배짱도 지니고 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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