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글판<2018 겨울편>- 눈내리는 저녁 숲가에 멈춰서서/로버트 프로스트(美시인)
때로는 무엇엔가 마음을 빼앗겨 잠시 발걸음을 멈출 수 있지만 주어진 사명과 책임을 잊지 말고
묵묵히 자신의 길을 가야 한다는 의미를 담았다 고...
눈내리는 저녁 숲가에 멈춰서서 / 로버트 프로스트 (미 시인)
이게 누구의 숲인지 나는 알 것도 같다.
하기야 그의 집은 마을에 있지만
눈 덮인 그의 숲을 보느라고
내가 여기 멈춰 서 있는 걸 그는 모를 것이다.
내 조랑말은 농가 하나 안 보이는 곳에
일 년 중 가장 어두운 밤
숲과 얼어붙은 호수 사이에
이렇게 멈춰 서 있는 걸 이상히 여길 것이다.
무슨 착오라도 이르킨 게 아니냐는 듯
말은 목 방울을 흔들어 본다
방울 소리 외에는 솔솔 부는 바람과
부드럽게 눈 내리는 소리뿐.
숲은 어둡고 깊고 아름답다
그러나 나는 지켜야 할 약속이 있으며,
잠자기 전에 몇십 리를 더 가야 한다.
잠자기 전에 몇십 리를 더 가야 한다.